샘플/B타입 (1,000자~)6 초밥 / HL / 1차 *** 이 페이지에 있는 세트 다 주세요. 가게에 들어선 지 5분 만에 꺼낸 첫마디였다. A과 B은 함께 늦은 점심을 먹을 겸 근처 초밥집에 왔다. 마침 B도 A도 배가 몹시 고픈 상태였고 뭔가 근처에서 맛있는 걸 먹고 싶었기에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초밥집에 들린 것이다. 빠르게 메뉴판을 훑어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이 페이지 있는 세트 다 주세요.’라고 말하는 A을 접시를 나르던 종업원이 당황한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네?” “아, 메뉴 하나하나 읽어드려야 하나요? 죄송해요. 런치 세트 A에서 F까지 다 주시고 기본 모음 세트 A에서 C까지, 덮밥은 소고기와사비 덮밥 하나랑 연어 아보카도 덮밥 하나요. 아, 그리고 우동 기본 사이즈도 하나 주시고…… B아, 너도 우동 먹을래? 아니면 소바 시켜.. 2021. 2. 20. 2차 / 매지컬 고삼즈 / 강혁여름(HL) / 호흡_21.01.06 뜨거운 햇볕에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여름은 점점 축 처지는 몸을 이끌고 근처 그늘진 벤치에 풀썩 주저앉았다. 보통 늦여름이라 하면 슬슬 더위가 가실 무렵이지 않나? 무거웠던 공기가 서서히 풀리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그런 여름. 여름은 땀으로 진득해진 팔을 기분 나쁜 듯 몸에서 떨어트리며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언제 왔었는지 부재중 전화 2통과 문자 하나가 화면에 띄워져 있다. 여름은 더위 먹은 손가락으로 느릿하게 화면을 꾹꾹 눌러댔다. -누나, 제가 시간을 잘못 봐서요...^^ 빨리 씻고 나감 ㅇㅋ? 오키같은 소리하고 있네. 미쳤나, 이게. 여름은 공원 중앙 가로등에 걸린 시계를 흘끗 쳐다봤다. 오후 두 시. 원래라면 두 시에 보기로 한 강혁은 제게 정확히 한시 오십 분에 저걸 보냈다... 2021. 1. 8. 1차 / HL / 청혼_20.11.25 비스무트는 다녀왔다는 말과 함께 현관문을 평소처럼 열었다. 그러다 그는 현관문을 열고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은 후에서야, 평소와 달리 집 안에서 아무런 기척도 안 느껴진다는 걸 알아차렸다. 비스무트는 그제야 리스타의 이름을 불렀다. 서류가 담긴 가방을 소파 위에 두고 비스무트는 천천히 집 안을 둘러봤다. 계속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리스타에 비스무트는 화장실이나 리스타라면 들어갈 법한 작은 공간들까지 둘러보며 오늘 아침을 회상해봤다. 평소처럼 일어나 리스타는 꽃에 물을 주고 집 안의 창문을 열고, 같이 아침으로 가볍게 샌드위치나 먹으며 얘기를 했고. 딱히 그가 오늘 어딜 간다는 얘기를 듣지 못한 건 확실했다. 비스무트는 어디에도 안 보이는 리스타에게 잠시 나갈 일이라도 생겼을 수도 있지,.. 2021. 1. 8. 1차 / 독백 / 꿈_20.11.05 엄마와 둘이서 밥 먹는 꿈을 꿨다. 잠에 막 깬 효연은 평소보다 더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 천천히 목을 돌렸다. 얼마나 잤지. 간신히 뜬 눈으로 바라본 시계는 어느새 오후 2시를 가리켰다. 분명 어제 아침에 자서 지금 깬 거니까, 24시간도 넘게 잤네. 생각보다 더 오래 자버린 효연의 몸은 오래 잔 것에 비해 오히려 평소보다 더 뻐근하고 갑갑한 느낌까지 들었다. 효연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기를 10분, 머리맡에 둔 핸드폰으로 의미 없는 손가락 운동 20분. 그는 30분 동안 딴짓을 하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효연은 대충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곧장 화장실의 세면대에서 세수했다. 그리곤 바닥에 언제 떨궜는지 기억 안 나는 수건을 주워 얼굴을 닦은 후, 자연스레 부엌에 들어가 냉장고 .. 2021. 1. 8. 2차 / 가담항설 / 신룡갑희(HL) / 할로윈_20.10.31 *** 아직도 저 좋아하시나요? 아직 뜯지 않은 딸기우유를 흔들며 갑희는 물었다. 갑희의 물음에 자연스럽게 주머니에서 작은 빨대 하나를 갑희에게 쥐여주던 신룡은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네, 아직도 좋아해요.” 신룡의 대답에 갑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룡이 쥐여준 빨대를 딸기우유에 꽂았다. 산 지 얼마 안 됐는지 아직도 꽤 차가웠다. 신룡은 몇 주 전부터 자신이 늘 앉는 도서관 자리에 우유나 이온 음료 같은 걸 놓기 시작했고, 딱히 그걸 갑희에게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늘 마주칠 때마다 커피 말고 차라리 우유나 음료수 마시라며 계속 말을 꺼냈다. 갑희는 그런 신룡이 이젠 익숙해졌는지 별다른 말을 건네지 않았다. 애초에 싫었다며 딱 잘라서 거부했을 갑희지만. “오늘은 딸기우유 사 왔는데 어때요? 딸기우.. 2021. 1. 8. 1차 / BL / AB_20.01.28 오늘따라 날이 참 좋았다. 햇볕이 따스하고 바람도 적당히 불고.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장터엔 사람이 많았고 밖이든 안이든 다들 즐겁게 얘기하고 노는 것이 A의 귀와 눈에 창 너머로 훤히 보였다. A는 고갤 휙 돌곤, 누가 봐도 불만 가득한 얼굴로 반대편에 앉은 B을 바라봤다. 평소에도 늘 글을 쓰고 있던 B이지만, 아니 솔직히 오늘은 좀 날이 좋지 않나? 좀도 아니지, 엄청이지. A는 미간을 푹 찡그리곤 B에게 어서 자신이 불만스럽다는 걸 티 내며 B을 바라봤다. 자신을 계속 바라보며 애써 미간을 찌푸리면서까지 놀고 싶다는 걸 티 내는 A를 B은 그제야 봤다. 최대한 미간을 찌푸렸다지만 너무 고운 그 얼굴로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막상 B과 눈이 마주치니 입꼬리가 올라갈까 말까 한 A의 모습에 B은 .. 2021. 1. 8. 이전 1 다음